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정치 영화 

더킹 

★★★★☆ 

2017년 

감독. 한재림 

조인성 , 정우성 , 배성우 , 김아중 , 류준열 , 김의성 

 

"무겁지만 가볍게 표현해낸 새로운 정치영화"

 

사뭇 다른 정치 영화의 탄생. 2016년 정치 영화의 끝판왕이라고 불리우는 <내부자들>과는 확연히 다른 길을 걸었다. 관객들에게 인정받은 흐름을 거슬르기는 쉽지 않은데, 한재림 감독은 달랐다. 어둡지 않았다. 대부분의 정치영화를 보면 "모히 또 가서 몰디브나 한자하자"처럼 잔잔한 개그는 존재하지만, 전체적인 내용과 분위기는 무겁기 마련이다. 영화 <더킹>을 다르다고 표현한 점이 바로 이것이다. 무겁지 않다는 것. 그렇다고 마냥 가볍지만도 않다. 유연한 완급조절로 복싱의 역사가 된 무하마드 알리 처럼 나비 처럼 날아 벌 처럼 쏘아대는 펀치를 영화 <더킹>에서는 풍자로 대체 했다. 가벼운 날개 짓에 생겨난 바람의 후폭풍은 생각보다 강했다. 

 

영화란 자고로 상상을 현실로 드러내게 해주는 본연의 임무가 있다. 충실했고 결정적이었다. 고뇌에 빠진 반전을 기대하지마라. 긴 설명이란 백과사전에나 들어 있는 것이다. 모든 일은 생각보다 심플하게 돌아간다. 그래야 먹힌다. 가볍게 날아 무겁게 내려앉는다. 

 

 

 

상상해 본 적 없는 캐미 '조인성, 정우성, 배성우'. 나름 괜찮았다. 개그 배성우, 스토리 조인성, 깨알연기 정우성. 여기서 주목해야 할 건, 신스틸러 배성우도, 비열한 거리 이후 화려하게 스크린으로 컴백한 조인성도 아니다. 바로 깨알 같이 연기하는 정우성이다. 영화 <내 머리속에 지우개>를 보면 어색하지만 매력있게 연기하는 배우였다. 

 

 

 

 

정우성을 영화 <더킹>보다 먼저 언급해야 할 영화가 있다. 그 영화는 정우성을 깨알처럼 연기하게 만들었다. 한재림 감독도 그 영화에서 연기한 정우성을 봤던 걸가. 영화 <더킹>에서 그의 대사량은 극히 적었다. 물론 스토리텔러 역을 맡은 조인성이 메인이었지만 서도 말이다. 조연처럼 빠져 있을 정우성이 아닌데 말이다. 빌어먹을 영화 <아수라>...

 

정우성의 연기는 중년이 넘어서야 제대로 빛을 발하는 것 같다. 대한민국 누구보다 잘생긴 비주얼을 때문에 어색한 말투가 더 돋보였던 그였는데. 이제는 그 말투 조차 연륜이 되었고 정우성이 되었다. 그의 존재는 더이상 연기력만으로 판단할 수준을 넘어섰다. 빌어먹을 영화 <아수라>로 인해 연기력 논란이 최고조에 달았지만, 이상하게도 정우성의 자신감은 더욱 불이 붙었다. 그래서 좋은 것 같다. 

 

 

 

 

영화 <더킹>은 조인성이 불쌍한 영화다. 주연 배우를 단순히 스토리텔링 역으로만 사용하고 조연배우들을 매력있는 캐릭터화 시켰다. 정우성은 얼굴 하나가 열일을 한다면, 류준열은 분위기 하나가 열일 한다. tvN 드라마 <응답하라 1988>을 보지 않은 나로서는, 류준열에게 매력을 느끼지 못했었다. 무엇이 그를 남자로 만들었고, 스타로 만들었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엇다.

 

그렇게 공감이 결여된 나날들을 보내다, 영화 <더킹>에서 그와 대면했다. 반 만 뜬 것 같은 게슴츠레한 눈매와 그 밑에 만발한 다크써클. 두터운 입술에는 어둠이 내렸고 목소리는 저음도 고음도 그 흔한 중저음도 아닌 처음 들어보는 '중음'으로 내 귀를 간지럽혔다. 이렇게 중음의 보이스만으로 트랜드하면서 다크한 남자 배우를 본 기억이 없다. 류준열이라는 배우가 왜, 어떤 이유로, 지금 그 자리에 서있는 지, 나도 드디어 공감을 할 수 있게 되었다. 

 

 

 

 

 

조인성. 파크랜드와 함께하는 남자. 그의 연기가 탁월하다고 할 수 는 없다. 솔직히 군대 전역 후 출연한 드라마 <그겨울, 바람이 분다>에서 그의 연기는 겉 멋이 들었는지 어색함이 매순간 들어있었고, 영화 <비열한 거리>까지가 연기력 능선 꼭대기를 찍고 내리막길을 타고 있다고 생각했었다.

 

정우성 때도 언급했듯이 조인성 또한 연기력만 가지고 평가할 수준이 지났다. 어떤 스토리를 맡아도 세련된 분위기로 전환시켰고, 눈과 귀 그리고 뇌까지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스토리텔러 였다. 그의 능력을 정확히 꽤 뚫어 본 한재림 감독이 던져준 맞춤수트 같은 역할이 아니었나 싶다. 

 

 

 

 

마지막. 정우성의 어둠 담당 조폭 김의성. 일관된 분위기로 스크린을 압도했다. SNS에서 말 잘하고 말 많은 배우로 이미지가 전향됬지만 스크린에서 만큼은 점점 말이 필요없는 배우가 되어간다. 그가 없었다면 영화 <더킹>의 무게감은 단연콘데 30kg 이상 빠졌을 것이다. 

 

영화 <더킹>, 명작은 아니다. 명작이라 하기에는 가볍고, 심플하다. 그래서 그런가 사회의 현실성에 더욱 부합했고, 공감했으며 부담없이 빠져들게 만들었다.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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